대한민국 저출산 상황
2021년 2월 24일 통계청에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시·구청 및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접수된 출생·사망신고를 기초로 작성한 추정치가 포함된 출산율 및 사망통계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300명이 줄어 10.0% 감소했습니다. 2020년 출생아 수는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합니다. 202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4명입니다. 이는 가임 기간 15세~49세의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 명도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18년 OECD 국가 합계출산율은 우리나라가 꼴찌입니다. 37개 회원국 OECD평균이 1.63입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절반도 안 됩니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8년 519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총인구는 2044년에 5000만 명 벽이 깨진 뒤 2066년 3000만 명대로 낮아져 100년 뒤인 2117년에는 2081만 명에 그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전망조차 합계 출산율이 1.27명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에서 인구 유입이 이뤄진다는 가정에 바탕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이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2018년 26조 3000억 원, 2019년 32조 3000억 원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얻은 숫자여서 더 충격적입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민족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저출산의 문제점
저출산이 국가적으로 왜 문제일까요? 아이들이 없으면 학교도 없고 나라의 미래도 없기 때문입니다. 턱없이 비싼 집값, 부모의 재정 능력을 넘어서는 사교육비, 25%가 넘는 청년들의 체감실업률 등으로 젊은이가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사회는 필연적으로 경제인구의 감소와 국가경제 하락 및 인구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를 동반합니다. 아이들이 없으면 학교는 문을 닫습니다. 멀리 볼 것도 없습니다. 경기도에서도 큰 도시에 속하는 용인, 수원의 초등학교 학급수가 이미 줄었습니다. 이제는 전국적인 초중고등학교 폐교와 함께, 대학교 폐교까지 늘고 있습니다.
2020년 1 월 기준, 폐교된 대학교와 전문대학은 16개교입니다. 2019년 입학정원은 48만 3146명이었는데 1년 만인 2020년에는 47만 9376명으로, 사상 처음 입학생 수가 정원을 밑돌았습니다. 신입생이 감소하면 대학은 재정난을 겪게 되고 폐교는 늘어나게 됩니다. 사라지는 대학들 중에는 지방이라는 지역적인 문제도 있지만 동시에 교육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명문대는 안전할까요? 대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있고,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정보 수준과 비교해서 교육이 질적으로 높지 않다면 명문대도 폐교까지는 아니더라도 폐과 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명문대 졸업생도 취업률이 절반을 조금 넘는 현실이고, 아이비리그 대학교 강의도 온라인으로 무료로 듣는 시대이기에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굳이 다닐 이유가 없게 됩니다. 배우는 것도 없고 졸업 후 얻는 것도 없는데 뭐 하러 비싼 등록금을 내가며 다닐까요? 사교육의 폐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딸의 친구들을 보면 한 자녀 가정이 많습니다. 한 자녀 가정의 수는 점점 더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회사원시절 자녀를 아예 안 낳는 동료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젊을수록 더 많았습니다. 자녀를 낳고 안 낳고는 개인의 선택일 수도 있고 혹은 의학적인 어려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 자녀든 다자녀든 자녀를 가진 가정이라면 누구든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비록 우리나라 교육에 폐해가 있더라도 사교육은 없애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학교의 미래를 위한 제언
교육부 차원에서의 조치와 함께 학부모교육도 필수적입니다.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된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어도 자녀를 더 낳을 것입니다. 교육의 본질과 자녀의 미래에 대해 깨어 있는 학부모들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잘 몰라서 기존의 방법대로만 교육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례를 잘 발굴해서 알려만 줘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일 것입니다. 자녀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세상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고, 대학졸업장이 아니어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자녀의 진로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TV에서 폐교되는 학교가 카페가 됐다던가 일반인의 집이 됐다던가 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폐교도 학교였으니 이왕이면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공간으로 재탄생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카페보다는 대안학교가 되거나 아니면 공교육의 체험교육 공간이나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장소로 리모델링할 수는 없는 걸까요? 지역에 교육공간이 많아지면 사라지는 인구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것은 직장 생활하며 살아야 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과 생활비, 그리고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여러 조건이 다 잘 갖춰주어야겠지만 그중에서 젊은 인구를 유입하는 중요한 요인을 꼽으라면 나는 직장과 교육인프라를 꼽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지금의 젊은 부부는 자녀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등교육을 받으며 생각의 폭이 깊고 넓어지면서 적게 낳지만 일단 낳으면 자녀교육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삶을 사는 관점도 예전 세대와 확연히 다릅니다. 영어 수학 점수를 높이기 위한 학원에 보내는 쪽이 아니라 태권도, 음악, 미술, 여행을 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는 쪽입니다. 사라져 가는 지역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육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교육자의 관점을 갖고 있는 학부모의 힘이 필요합니다.
by 루아흐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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