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 대로 살았던 스티브 잡스
세상에는 자신의 꿈 대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니라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명문대학을 다니다 중도에 그만둔 채 세상을 바꾼 회사를 세운 사람, 초등학교 졸업 이후 아예 학교를 가지 않고 바둑에 빠져 바둑계의 세계 최고가 된 사람, 글쓰기가 너무 하고 싶어 대기업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살아가는 사람 등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시선으로 자신의 꿈과 적성을 따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내 삶에 직간접 영향을 주었던 3명의 삶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20여 년 전 내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하여 핸드폰 업계에 막 한 발을 뗐던 당시에, 전 세계 휴대폰 최강자는 노키아였습니다. 노키아의 전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50%였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 둘 중의 한 명은 노키아 폰을 사용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2G에서 3G로 바뀌고 3G에서 4G LTE로 바뀌면서 노키아, 모토롤라 같은 휴대폰의 절대강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삼성이 1등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1등의 맛에 취할 새도 없이 혜성같이 나타난 스마트폰이 있었는데 바로 애플의 아이폰이었습니다. 남들이 다 튼튼한 하드웨어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광고를 할 때, 애플은 감성을 터치하는 광고를 했습니다.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수려하고 소비자가 터치하는 앱의 소프트웨어 움직임은 마치 동화 속에서 움직이듯 부드럽고 환상적인 느낌을 심어 놓았습니다. 제품은 딱 한 개인데 몇 년 동안 그 가격대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휴대폰 주재원을 할 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바로 애플이었습니다. 종종 해당 가격대의 우리 제품의 판매가 애플보다 저조했을 때마다 그 사유를 보고하느라 나를 무척 피곤하게 했던 존재였습니다. 창업자의 마인드가 녹아 있는 이 아이폰이라는 제품은 스티브 잡스의 내면의 꿈의 열매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인생을 허비하지 마세요.
나는 스티브 잡스가 2005년 6월 12일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 영상을 여러 번 보았고,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유튜브를 찾아서 다시 봅니다. 연설 내용 중 Stay hungry, Stay foolish 부분이 워낙 많이 알려져서 대외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그 연설에서 정작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아래 내용입니다.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be trapped by dogma 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 of other people’s thinking.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한글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의 견해가 여러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방해하는 소음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마음과 직관은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다른 것들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이 부분만 따로 떼어 읽으면 그는 교육자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생각하면 췌장암으로 생사의 순간을 넘나들었던 스티브 잡스가,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사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절규하듯 소리치는 처절한 말이 가슴 깊이 와닿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새도 없이 부모님의 목소리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며 진로를 결정하는 현실이 우리 세대나 자녀 세대나 큰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차적인 것이 진짜 중요한 것을 덮어 버리고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우리 다음 세대가 진정한 행복을 놓치고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주 단순한 디자인을 신봉했는데, 이것은 사실 ‘단순함이 궁극적인 정교함’이라고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디자인 명제와 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티브에게 디자인이란 제품의 본질을 겉으로 드러내 주는 형상이자 자신의 내면의 꿈의 발현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본질에 충실했다는 뜻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질에 충실하지 않으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필요 없는 것들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학교도 학생도 선생님도 모두 힘들어집니다.
스티브는 췌장암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보니 아까운 시간을 함부로 버리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스티브에게 어쩌면 혁신적인 제품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오늘은 누군가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내일이었음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는 인생의 남은 시간은 남이 원하는 삶을 사는 대신 자신의 삶을 살려고 했을 것입니다. 자신 내면의 소리에 맞추어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꿈의 제품을 만들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 사용자가 바로 그 자신이 아니었을까요? 56세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꿈 대로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의 꿈의 결정체를 지금 내 딸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꿈대로 사는 사람들 시리즈)
by 루아흐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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