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연기자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자녀의 진로코칭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학교가 재미없다고 했습니다. 학교 수업이 재미없어서 학교 생활에 큰 의미를 두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 학교 생활이 재미가 없는지를 물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들어도 잘 모르겠고, 학업을 못 따라가다 보니 또 생활이 재미없었던 것입니다.
학생에게 꿈을 물어보았습니다. 연기자라고 했습니다. 연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학교생활 이야기 할 때와 달리, 연기 이야기를 할 때 얼굴에 빛이 났습니다. 진심이 들어있었습니다. 이는 학생의 진짜 꿈이라는 뜻입니다. 진짜 꿈이 아니면 코칭하기가 어렵습니다. 포장된 꿈은 결국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답변을 하는 본인도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로 코칭
그러나 이 학생은 자신의 꿈에 진심을 보였으므로, 학생의 꿈을 기반으로 진로 코칭을 시작했습니다.
Q. 연기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A. 매주 3회 연기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Q. 고등학교를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 것인가요? 바로 연기자가 되는 길을 선택할 생각인가요?
A. 영어 등 수업은 재미없어서 올해 말 고등학교를 자퇴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대학은 가고 싶습니다.
Q. 공부가 재미없다면서 대학을 왜 가려 하나요?
A. 연기 전공으로 가고 싶습니다. 대학을 가야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Q. 연기 전공으로 대학을 가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연기 전공으로 갈 수 있는 학교를 골라야 합니다.
Q. 학교를 고른 다음 스텝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A. 목표하는 학교를 정하고, 그 학교에 갈 실력을 기르기 위해 공부할 생각입니다.
Q.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을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고졸 검정고시 준비 및 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Q. 고졸 검정고시는 언제 볼 예정인가요?
A. 내년 8월에 볼 예정입니다.
Q. 지금부터 7년 뒤는 대학을 졸업하는 시기입니다. 7년 뒤 나의 모습은 어떨 것 같은가요?
A. 아마도 연기자가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을 것 같습니다.
Q. 연기자가 되는데 왜 돈이 필요한가요?
A.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연기자가 되지 못할 것 같아서요.
Q.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연기자가 됐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왜 벌써부터 어렵다는 생각을 했나요?
A. 아... 제가 그랬네요. 자신이 없어서 그랬어요.
Q. 어려움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해 봅시다.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연기자가 된다는 가정을 하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A.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연기 훈련을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대학생활 4년을 포함하여 앞으로 7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A. 올해 말에 고등학교를 자퇴하면 내년에는 고졸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그 후에는 연기 전공으로 대학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겠습니다.
Q. 대학 4년 동안은 무엇을 할 생각인가요?
A. 오디션을 계속 보면서 연기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학생에게 대학에 갈 때까지 할 일을 몇 가지로 정리하여 제안했습니다.
(1) 검정고시 계획을 잡고, 인강으로 공부하기
(2) 목표하는 대학을 결정하고, 입학에 필요한 준비하기
(3) 지금 다니고 있는 연기 학원을 성실하게 열심히 다닐 것
(4) '연기 노트'를 준비해서, 드라마 1편씩 볼 때마다 배운 점을 적을 것
예를 들어, '배고픈 장면에서는 얼굴에서 어떤 표정을 짓는다.' 혹은 '슬픈 장면에서는 이러이러한 대사를 말한다.' 이런 식으로 정리할 것
(5) 현재 고등학교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공부는 포기하지 말고 따라갈 것
90분 동안 화이트보드에 코칭을 하며 필요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진로 코칭 후, 학생은 7년짜리 인생 스케줄을 잡았다고 매우 만족해하고 좋아했습니다. 사실 학생보다 학생의 아버지께서, 방황하던 자녀의 진로가 잘 정리됐다며 더 좋아하셨습니다.
AI시대는 공부가 다가 아닙니다. 개인의 적성과 비전이 더 중요합니다. 진로 코칭만 잘해도 학생은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진로 코칭의 핵심은 '경청과 질문 그리고 피드백'입니다. 잘 듣다 보면 학생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이 되고, 그 상태에 맞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던진 질문에 대해 학생이 답변을 하면 그 답변을 바탕으로 다시 질문을 할 수 있고, 필요한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학생이 잘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 학생의 내면에는 스스로 답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의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코칭입니다. 어제 30여 년 만에 오랜 친구를 만났습니다. 예술대학 교수인 내 친구는 결혼이 늦어서 딸이 중학교 1학년입니다. 내 친구 말이, 자기 딸 꿈이 연예인이라고 합니다. 가끔씩 댄서가 되겠다고도 했다가 가수가 되겠다고도 했다가 하면서 바뀌는 모양입니다만, 연예인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너무나 잘 아는 전문가인 내 친구는 걱정이 좀 많은 상태입니다.
최근에 TV에 나오는 많은 걸그룹들이 잠깐 반짝 유명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또 그렇게 유명해지기까지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너무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최근 들어 학생들의 꿈이 연예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꿈이 연예인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꿈이 진짜 꿈인지 아니면 연예인의 화려함만을 좇아 생긴 허상인지는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분별되지 않으면, 젊은 시절에 고생만 하다가 아무런 열매를 얻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by 루아흐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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