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안에 안주하기
꿈을 막는 장애물 중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세뇌되듯 형성된 것이 사고의 틀입니다. 때로는 내 경험을 통해 틀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책이나 동영상 강의 등 간접경험을 통해 틀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정 이념이 최고라는 식의 국가적인 차원에서 만들어진 틀도 존재합니다. 대개 개인적으로 만들어진 틀은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꼼꼼하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완벽주의자 성격의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스스로 새로운 환경에 잘 도전하려 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큰 변화 없는 안정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반면에 외향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좋아하는 기질은 한 군데 머무르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새로운 도전에 바로 나서고 심지어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비록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친구 사이였어도,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한 명은 공무원이 되어서 변화 없는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고, 또 한 명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출장을 다니며 식견을 넓혀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굳어진 사고의 틀 즉 고정관념은 우리의 행동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바다가 위험하다고 믿는 사고의 틀은 수영을 배우지 못하게 하고 해수욕장의 물놀이도 거부하게 되며, 비행기는 추락위험이 있다고 믿는 사고의 틀은 기차나 자동차로만 이동하게 합니다. 여행도 해외여행은 아예 계획 밖이 됩니다. 반면에 고정관념의 틀을 깨면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휴대폰이 전화만 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컴퓨터 업무를 손 안에서 일어나게 하는 신개념의 휴대폰을 등장시켰습니다. 우주탐험은 국가에서 큰돈을 들여서 추진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일론 머스크는 우주를 개인이 여행한다는 개념을 접목시켜 민간인을 위한 여행사업으로 현실화시켰습니다. 장난감은 어린이만 갖고 노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레고는 어른 고객의 모임인 AFOL(Adult Fan of Lego)을 지원하면서 2000년대 들어 레고 비즈니스를 급성장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고정관념을 깬 경우는 있습니다. 순두부를 이탈리아 젤라또처럼 만든 '순두부젤라또'는 강릉의 명물입니다. 내 지인의 아들인 젊은 사장은 자기 고향의 특산물인 순두부를 젤라토처럼 쫀득쫀득하게 만들려고 이탈리아까지 유학을 가서 기술을 배워왔습니다.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에 넣겠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크로플입니다. MZ세대 젊은이들 사이에 열풍입니다.
세상의 변화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끌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괴짜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괴짜가 아니라 남들과 단지 다르게 생각한 사람일 뿐입니다. 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고정관념을 다른 각도에서 시도하고 도전한 사람일 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만의 꿈을 찾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그 꿈을 실현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이룬 그 꿈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꿈을 꾸게 만듭니다.
틀을 깨는 방법
틀을 깨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아래와 같이 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첫째, 마주치는 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현상을 마주칠 때마다 왜?라고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영어를 배워야 하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면 안 되나?”
“왜 식사는 하루에 세 번 먹어야 하지? 한번이나 두 번만 먹으면 안 되나?”
“왜 학교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지? 4년씩 공평하게 섞으면 안 되나?”,
'왜?'라는 질문은 틀을 깨게 만듭니다. 고정관념 속에 묻힌 나의 습관을 흔듭니다. 한 번도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또 더 나아가 그 분야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합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ChatGPT가 등장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 바로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잘하려면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직면했을 때 '왜?'라고 스스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경험 쌓기
고정관념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과거의 경험이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나 미래의 사실 판단에 영향을 주므로, 안 해본 새로운 경험을 해봄으로써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얻은 것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 서부여행을 일주일 다녀오고 ‘미국은 날씨가 온난하고 사람들은 개방적이다’라고 말할 수 없고, 서부, 동부, 남부, 중부를 다 다녀보고 나서야 비로소 종합적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다양한 경험과 생각,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 등을 통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잘못된 틀을 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셋째, 비판적 사고와 자기반성
자신이 무조건 맞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기는 사람치고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습니다. 상황을 다각도로 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자신의 주장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자기반성을 통해 잘못된 틀이 깨어지고 새롭게 재정립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애써서 고치지 않으면 잘 안 바뀐다는 뜻입니다. 틀 안에 안주하면 몸은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내 진짜 꿈은 이룰 수 없습니다. 그냥 꿈으로만 끝나게 됩니다. 도전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고정관념을 깨라는 말이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근간을 다 흔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걸 흔들면 내 존재도 없게 됩니다. 포인트는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받아들여 온 내 안에 생성돼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틀 안에 안주하는 것이, 내 꿈을 막는 커다란 장애물이라는 뜻입니다. 장애물을 깨뜨려야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꿈을 막는 장애물 시리즈)
by 루아흐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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