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가장 안 좋은 사회는 희망을 꿈꿀 수 없어서 그대로 포기하는 사회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희망이 있으면 정신적으로는 괜찮습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견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희망을 꿈꿀 수 없어서 포기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면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포기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행복이 돈의 많고 적음의 문제라면, 전 세계 경제 선진국이라는 OECD국가 국민들은 다 행복해야 하고 가난한 나라 국민들은 다 불행해야 합니다. 실상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인 OECD국가 국민들의 자살률이 높습니다. 경제력을 기준으로 전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20년 말 기준 세계 1위입니다. OECE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10대~30대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입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도 목숨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
2021년 5월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발간한 <나라경제 5월호>에 따르면, 한국의 2018~2020년 평균 국가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OECD 37개국 중 35위입니다. 최하위권입니다. OECD국가 내 1위는 핀란드로 7.84점이었고 호주가 7.18, 미국이 6.95, 일본이 5.94입니다. 고령화 속도와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위이고, 미세먼지 농도도 핀란드의 5배가 넘습니다. 압도적인 1위입니다. 안 좋은 것들은 왜 이렇게 우리나라가 죄다 1등일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2020년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은 8.35%로 최근 14년 내 가장 높았습니다. 서울은 10.7% 올라서 2021년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 원을 넘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분석한 내 집 마련 기간은 2021년 1분기 말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 월간 순소득 148만 652원을 기준으로 62년이 걸립니다. 즉, 순소득이 월 150만 원 정도인 평범한 직장인이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인 11억 원짜리 집을 사려면 62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서울 밖에서 맨 몸으로 시작하는 젊은이는 서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실업률은 2021년 2월 기준 5.7%로, 5% 이상을 넘은 것은 2001년 3월(5.1%) 이래 최고치입니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 확장실업률을 체감실업률이라고 하는데, 청년체감실업률은 2021년 1월 기준 27.2%입니다. 열 명 중 거의 세 명은 실업상태입니다.
2020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서 4천여 명의 4년제 대졸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 취업률은 45%가 안 됩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매우 크겠지만 높은 실업률은 청년들에게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뽑는 곳이 없으니 취업을 할 수가 없고, 취업을 하지 못하니 돈을 벌 수가 없고, 또 돈이 없으니 집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당연히, 결혼도 계속 미루게 됩니다.
처음에 집, 직장, 결혼 등 3가지를 포기한다고 해서 '3포 세대'라고 불리다가 이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여 'N포 세대'로 바뀌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어려운 취업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1년 3월 1일 '코로나 이후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맥킨지는 코로나19로 세상이 자동화되면서 2030년까지 미국에서 4,500만 명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에 3,700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입니다. 3,700개도 아니고 3,700만 개입니다. 맥킨지가 전망한 사라지게 될 일자리는 소매점, 은행, 우체국 종사자, 레저, 여행, 호텔, 레스토랑 종사자 및 사무실 직원 등입니다. 이는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거래의 증가 및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출장감소와 노동수요 감소 등의 원인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Never give up
맥킨지는 평생 재택근무 분야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약 2,000개 직업이 포함된 800개 직종이, 생산성의 손실 없이 집에서만 일해도 문제가 안된다는 뜻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현재 사무실의 약 30% 정도를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현재 선진국의 3분의 1이 사무실에서 대면근무를 하는 직업인데 머지않아 적지 않게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개발직군 인력확보를 위해 IT기업과 게임업체에서 연봉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뉴스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몇몇 게임회사에서 개발직군 신입사원의 연봉을 삼성전자 신입사원보다 훨씬 많은 6천만 원을 주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한 쪽에서는 취업이 안된다고 아우성인 가운데 개발직군은 연봉도 훨씬 많고 온갖 보너스까지 받는데도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U.S. News에서 조사한 '2021년 100대 직업'을 보면 S/W개발자가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상위 10대 직업에는 전담 간호사, 헬스매니저, 수의사, 통계학자, 언어 병리학자 등 인간의 손이 반드시 필요한 직업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여전히 인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한다고 해도, 결국은 인간의 손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환경이 '포기'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희망의 씨앗'도 손짓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은 'Never Give Up!'입니다.
(꿈을 막는 장애물 시리즈)
by 루아흐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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